스테로이드 제제로 인한 의인성 쿠싱증후군이란?
최근 아토피로 괴로워하는 딸을 살해한 뒤 엄마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 엄마는 유서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많이 사용해 딸이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 같아 후유증이 너무 겁난다. 나의 무식함이 아이를 망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쿠싱증후군 질환에 대한 오해가 부른 비극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려움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피부 질환인 아토피는 ‘가려움-긁기-가려움’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피부에 상처가 나고 진물이 나며 만성화되면서 피부가 건조하고 두꺼워지는 태선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보습관리와 진단에 따른 스테로이드 연고 처방으로 관리하게 된다.
스테로이드는 아토피 치료에 있어 피부 가려움증을 가라앉히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 증상 정도에 따라 약물로 복용하거나 연고로 바르게 되는데 전문처방에 의해 용법에 맞게 사용하면 부작용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호르몬으로 인체에서는 필요한 만큼 저장되어 있던 스테로이드를 혈중으로 분비해 기능하게 한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서 부신 피질에 이르는 호르몬 조절 시스템이 손상되면서 스테로이드를 잘 만들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외부에서 투여된 스테로이드 제제로 인해 부신 기능이 위축되어 호르몬을 만들지 못하는 부신기능 저하 상태나 의인성 쿠싱증후군(외인성 쿠싱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쿠싱증후군은 팔다리는 가늘고 얼굴, 몸통이 살이 찌는 중심성 비만형이 돼 얼굴이 보름달 모양으로 둥글어지고 피부가 얇아지고 멍이 잘 들며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의인성 쿠싱증후군인 경우 스테로이드 제제를 조절, 중단함으로써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인체에서 스테로이드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무조건 스테로이드 제제를 중단하면 오히려 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나 쇼크 등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하이닥 상담의인 이완구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의인성 쿠싱증후군인 경우 전문의 처방 하에 부신에서 호르몬을 잘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최소량의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면서 부신의 기능이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기간은 스테로이드 사용기간과 용량과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