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게 '약'되는 말-'독'되는 말
암환자에게 가장 약이 되는 말은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고, 가장 독이 되는 말은 '원래 아프고 그런 거니까 당연하게 받아들이라'는 말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박희선 교수 연구팀과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 컨설팅업체 더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은 유방암 환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투병 기간 중 가족이나 주변인들로부터 많이 듣는 위로의 말이 환자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조사하고 최근 그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처럼 당신도 나을 수 있을 거예요"와 같은 암 극복 사례를 제시하며 희망을 주는 말이 7점 만점에 5.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힘든 치료 과정을 잘 견뎌 내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5.7점), "**증상이 나타나면 **하세요"(5.6점), "치료가 가능하고 희망이 있으니 다행이예요"(5.5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가 도울께요"(5.5점), "수술 받으면 좋아질 거예요"(5.3점) 등의 말도 환자에게 큰 위로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원래 아프고 그런 거니까 당연하게 여기세요"(2.9점)라는 표현처럼 환자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괜찮아요? 힘들어 보여요"(3.4점)와 같이 환자 취급을 하는 말은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얼마나 힘들 지, 어떤 기분일 지 알 것 같아요"(5.3점)처럼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말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실제 가족이나 주변인들로부터 많이 듣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유방암 치료가 힘들다고 하던데 어떡해요"(3.5점)와 같은 회의적인 말은 많이 듣지만 환자에게는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선 교수는 "사회적 지지를 충분히 받는 암 환자일 수록 삶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질환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면서 "환자의 정서를 보듬는 주변인들의 지지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의 이혜규 대표는 "언어는 인류가 사용해 온 가장 좋은 약"이라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는 암 환자들에게는 말 한마디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는 만큼 환자들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말을 잘 살펴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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